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9년 넘게 이어진 사법리스크에서 마침내 벗어났습니다. 오늘 대법원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한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에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최종 확정했습니다.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까지 ‘무죄’ 판단이 내려지면서, 삼성 경영 전반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대법원 판결의 핵심: 증거 부족, 불법 입증 어려워
이재용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합병비율 조정 및 회계분식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검찰은 삼성미래전략실이 합병을 주도하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기준을 변경해 기업 가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유지하며,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합병비율 조작이나 시세조종, 회계부정에 대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회계 처리 역시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보았습니다.
삼성 지배구조와 경영 정상화 기대
이재용 회장과 오너 일가는 여전히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와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 구조는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체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향후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압박과 민주당이 추진 중인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만약 통과된다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할 가능성이 있어, 이 회장의 지배력 유지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와 경영행보에는?
시장 반응은 차분합니다. 이미 지난 2월 항소심 무죄 이후 대부분의 영향을 선반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사법 족쇄에서 해방된 이재용 회장의 본격적인 경영 행보가 주목됩니다.
- 반도체 부문: HBM4 등 차세대 기술에서 인텔과 엔비디아를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 신사업 개척: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AI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 절실합니다.
- M&A 전략: 단순 개발보다 빠른 인수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 대응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등기이사 복귀 여부도 관심
이재용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미등기임원으로, 책임경영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렸던 것 같다”며, 내년 3월 정기주총이 아닌 임시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국민 주식 '삼성전자', 다시 날아오를까?
‘6만전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주가 부진에 시달려온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자들은 이제 확실한 실적과 신성장 동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법리스크 해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존재합니다.
HBM 기술 선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 AI 솔루션, 로봇·헬스케어 분야의 성과 등 가시적인 결과물이 없다면 ‘국민 주식’의 명성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마무리
이재용 회장의 무죄 확정은 단순한 개인의 법적 해소를 넘어, 삼성 경영 전반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가운데, 삼성은 사법리스크 없는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열어갈지 주목됩니다.